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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생각하고 되돌아보기

 요즘 자주 겪는 당황하는 지점은 '지금 ~ 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와 같은 질문을 받을 때이다. 그 대상은 거주지, 하는 일, 주변 상황, 몸 상태, ... 등등 다양하다. 가령 '지금 하는 일, 팀은 어떤 것 같아요?' -> '좋아요' -> '어떤 점이 좋으세요?' 로 이어지는 질문에서, 마지막 질문에 대해 콕 집어서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 내가 답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를 하며 사람들과 대면하여 대화할 일이 적어서 생긴 문제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무엇이 문제일까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말주변이 없기 때문에 이전에 이와 같은 질문을 받았더라도 지금과 동일했을 것 같다. 조금 다른 경우지만 누군가와 특정 주제로 대화를 하거나 언쟁을 할 때도 '아 이걸 말했어야,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를 많이 하기도 했다. 다만 이걸 개선해나갈 방법이 없을지와 문제 삼기 시작한 개인적인 이유도 있어서 현재 생각을 기록 겸 남겨두고자 한다.

 20대 후반까지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평소에 많이 했었다. 부모님도 내가 생각만 너무 많이 한다는 점을 알아서 군입대를 하면서는 '생각이 답이다' 라는 책을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 인생에 큰 파고가 없었기에 당면한 문제도 없었고, 대학도 편도 1시간이 넘게 통학했으며 심지어는 회사도 1시간을 넘게 통근하다보니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당시에는 스마트폰 데이터도 느리고 양이 적어서 볼 만한 것들도 많지 않았다. 이처럼 평소에도 자연스레 남는 시간이 많았고 심지어는 자기 전에 누워서도 여러 주제로 생각에 빠졌다. 가정사, 이성, 진로, 친구 관계, 회사 생활 등 여러 방면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잠을 들지 못하기도, 우울하기도, 울기도 했었다. 번아웃이었는지 우울증이었는지 모르지만 대학 시절 집으로 가는 광역 버스에서 과호흡이 오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심각하게 정신과 진료를 고민했었고 그러다 휴학을 하기도 했다.

 20대 후반, 주변 동료들의 추천으로 주는 상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년 연속으로 인센티브나 연봉 인상 측면에서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을 받으며 동료와 상위 평가 간의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정 내에서도 아버지의 퇴직, 음주와 동생의 취업 문제로 인한 중간 조율 과정까지 더하며 안팎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었다. 문제들이 하나둘 해결되며 떠오른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살자'. 여태까지 내가 (불필요한) 생각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건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하여 정말로 생각을 하지 않고 살게 됐다.

 경위는 다양하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진짜로 더이상 불필요한 생각과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으며, 코로나로 관계 단절을 겪었고, 독립을 했고,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들로 여유 시간을 보냈다. 어느 정도 현실을 마주하다보니 이런저런 상황을 상상하지 않게 된 것도 크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도입부와 같은 일을 겪기도 하고, 더 나아가 '너무 생각없이 사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 너무 나 자신과 현 상황을 지켜보고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닐까?
    • 현실만 살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하고 있지 않나?
  • 나는 지금 주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무엇이 좋으면 왜 좋은가?

 지금 생각하고 되돌아본다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던져보는게 좋을 것 같다. 이번 생각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른 글로 현재를 살펴봐야겠다.